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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통영 2017.3.3 ~ 4

통영 여행 서피랑 (99계단-피아노계단-서피랑 떡볶이-충렬사-서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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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9계단

  지난 통영 여행에서는 동피랑을 가서 이번에는 서피랑에 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동피랑은 벽화가 유명해서 통영을 간다고 하면 꼭 한 번은 들리는 코스입니다. 하지만 서피랑을 들리는 사람은 많이 없는 것 같네요. 2~3월이 통영 비수기이지만 제가 서피랑에 갔을 때에도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토지', '김약국의 딸들' 등을 작품을 쓴 박경리 소설가를 알고 있다면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서피랑이 있는 동네에 도착하면 그냥 평범한 곳이여서 "서피랑을 가려면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게시판을 찾으시면 됩니다. 게시판 바로 오른쪽이 바로 서피랑으로 가는 입구 '99계단'입니다. 99계단이라고 해서 엄청 힘든 것은 아닙니다(엄청은 아니지만 힘들긴 하지). 이제 게시판 오른쪽으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서피랑의 '99계단' 입니다. 계단 옆에 집들이 있는 것을 보니 실제로 주민들이 오르고 내리는 길인 것 같습니다. 특이한 것은 계단에 색이 칠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무언가가 계단마다 적혀 있다는 것입니다. 

 

"방향을 망설이게 되더라도 넓다는 것은 해방이며 깊다는 것은 인생의 진수와 가까워진다는 뜻입니다."

 

맞습니다. 예상한 것처럼 계단에는 박경이 소설가의 글귀들이 적혀 있습니다. 예전 1박 2일에서 99계단을 오른 후에 정산에서 글귀를 맞추는 퀴즈를 했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비록 날이 덥고 99계단을 오르는 것은 힘이 들었지만 글귀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정상에 올라가 있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좋은 글귀가 있어서 남겨봅니다.

 

"생각은 모든 것을 포용하고 또 배제합니다.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합니다. 자기 자신과 자주 마주 않아보세요. 모든 창조는 작은 생각에서 탄생하는 것입니다."

 

"사고하는 것은 능동성의 근원이며 창조의 원천이다."

 

"창조란 순수한 감정이 바탕입니다. 작가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업입니다. 작은 기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슬픔을 사랑하세요. 슬픔을 사랑해야 합니다. 있는대로 견디어야 합니다."

 

"삶 자체가 치열한 것이기에 삶을 다루는 작가정신이 치열해야만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며 결코 문제를 회피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을 위해서도 삶의 낭비가 아닐까요?"

 

99계단을 모두 오르면 포토존이 나옵니다. 셀카를 찍으려고도 했었지만 하트 모양이 있는 곳에서 혼자 사진을 찍기에는 뭔가 처량하여 그냥 가려다가 사진은 한 장 남겨둡니다. 

 

아직 다 올라간 것이 아닙니다. 99계단을 다 오르고나서 언덕 위로 더 올라가면 서피랑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꼭대기에는 커다란 정자가 있어서 계단을 오르며 흘렸던 땀을 식히기에 충분합니다. 정자에 앉아 서피랑을 내려다보며 흘린 땀을 식히고, 99계단에 쓰여 있던 박경리 작가의 글귀를 떠올리며 인생을 생각하다 보면 솔솔 잠이 오기 시작합니다(어려운 건 생각하지 말자).

 

2. 피아노 계단

  올라왔던 길로 내려오지 않고 다른 길로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다 보니 피아노 계단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피아노 계단이라고 해서 밟으면 피아노 소리가 나는 계단이 나오려나 기대를 했지만 음표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산책하기에는 좋은 코스입니다.

 

피아노 계단 옆에는 굉장히 멋진 소나무가 있었습니다. 주위에는 계단이 객석처럼 둘러싸여 있어서 마치 공연장에 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야간에 이곳에서 은은한 조명과 함께 버스킹을 한다면 정말 멋진 공연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3. 서피랑 떡복기

  서피랑에 온 목적입니다. 99계단에 쓰인 글귀도 멋있고, 언덕에서 바라본 서피랑과 통영의 모습도 정말 좋았습니다. 하지만, 여행에 맛있는 음식이 빠진다면 그것은 패티가 없는 햄버거, 햄이 없는 토스트, 고기가 없는 쌈일 뿐입니다. 이제 떡볶이를 먹으러 들어갑니다.

 

비주얼을 여느 동네 떡볶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점, 떡볶이에 닭튀김이 들어간다는 점, 저는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서피랑 떡볶이의 단맛은 입맛에 맞았다는 점, 그리고 저는 사실 떡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떡이 야들야들하여 입속에서 녹는다는 점. 저는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더 먹고 싶었지만 좁은 자리에 제가 혼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손님들은 계속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빨래 해치우고 나왔습니다. 

  서피랑 바로 옆에는 '통영 여객선 터미널' 이 있습니다. 통영에는 많은 섬들이 있는데 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합니다. 다음에 배를 타려고 여객선 터미널에 오게 되면 또다시 와야겠습니다.

 

4. 충렬사

  통영은 한산도가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님의 충렬사가 있습니다. 떡볶이를 신나게 먹고 충렬사에 들어가서 경건한 마음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저도 지금은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블로그로 이런저런 전공 지식을 기록하여 배포하고 있지만, 좀 더 발전시켜서 유튜브로 확장하고, 좀 더 나아가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부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좋은 콘텐츠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5. 서호시장

  충렬사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감사인사를 드리고 돌아가려고 하던 차에 서호시장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역시 여행지를 있는 그래로 느끼기 위해서는 시장을 가보는 것이 최고입니다. 지난 통영 여행에서는 중앙시장을 다녀왔었는데, 그때의 좋았던 기분을 생각하며 서호시장을 둘러 보았습니다.

 

서호시장을 둘러본 후, 통영의 별미라는 충무김밥을 먹었습니다. 흠... 흠... 김으로 밥을 말았고... 흠... 흠... 깍두기와 무침... 흠... 흠... 사실 제 입맛에만 맞지 않는 건지는 몰라도 맛은 그냥 그랬습니다. 다음에 먹자고 하면 사실 먹지는 않을 것 같네요. 사실 충무 김밥은 맛있게 먹으려고 만든 음식은 아닙니다. 1930년대에 바닷일을 하는 사람들이 밥 먹을 시간이 없어서 김밥을 가지고 나갔는데, 여름의 뜨거운 열기 때문에 김밥 속이 다 쉬어버려서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김에 밥만 싸고, 잘 쉬지 않는 무침 반찬을 분리해서 먹었던 것입니다. 충무 김밥을 먹으면서 이런 걸 왜 먹지 하면서 먹었었는데, 여행을 갔다 오고 생존을 위해 고안해낸 음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맛만 따졌던 저의 무뢰함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서피랑

  서피랑은 동피랑에 비해서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곳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맛집과 볼거리, 특히 생각할 거리가 많은 곳이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 들려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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